[의령뉴스=주소은 기자] 의령군 오태완 군수는 9일 "의령군민을 볼모로 삼는‘예산삭감 행위’가 민의의 전당이라는 의령군의회에서 자행됐다. ‘긴급현안 사업비’를 깎는 것은 일을 하지 말라는 것과 같다"면서 "의령군은 할 수 있는 모든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오 군수는 이날 긴급회의를 소집해 “이번 추경예산은 군민들이 오랫동안 불편함을 감내한 숙원사업이 다수다.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돼 군민께 죄송하다”며 “군민의 삶을 지키고, 의령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선제적이고, 과감한 대응이 절실한 시점에서 군의회가 발목잡기로 군민 불편을 가중했고 빨간불로 군정 운영을 막았다”고 말했다.
앞서 의령군의회는 4월 4일부터 8일까지 추경 예산안을 심사하고, 373억 원 중 약 23.7%에 해당하는 88억 원을 삭감했다. 이번 조정 규모는 최근 여섯 번의 추경 예산안 평균 조정 비율인 0.83%의 29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특히 군민과의 대화에서 나온 주민 편익 사업과 재산·생명보호 등 주민 안전 예방 사업 18억 9500만원은 군의회 의원들과 함께 13개 읍면 전역에서 ‘군민과의 대화’를 열고 군민들의 의견 반영으로 편성한 예산이었다. 하지만 군의회는 이번 추경 예산안 심사에서 ‘불요불급’이라는 사유로 전액 삭감했다.
군은 “주민들의 편익이 기준 되어야지 ‘불요불급’이라는 군의원들의 판단이 왜 우선시 되는 것이냐”고 반문한 뒤 “군민과의 대화에서 나온 주민들의 절절한 요구를 군의회가 걷어찼다. 원칙과 상식 없는 예산 심사의 결과로 긴급한 안전 예산과 민생예산 집행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라며 깊은 유감을 표했다.
특히 오태완 군수가 전략적으로 추진하는 청년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해 사업 추진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의령군은 소멸위기에 처한 지역 현실을 돌파하고자 칠곡면 일대를 청년 특구로 조성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청년 소통 공간인 '청년만개' 개소식을 열고 청년들의 기대감을 충족하고 있다.
군은 지난해에는 청년마을 공유주거 조성사업 공모에 선정돼 국비 10억 원을 지원 받았는데 군의회는 국·도비가 확보된 이번 예산도 전액 삭감해 확보한 국·도비를 모두 반납할 처지에 놓였다. 삭감된 부림봉수농공단지 복합문화센터 건립도 같은 이유다.
이 같은 국·도비 예산삭감은 ‘군비 매칭 사업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어서 의령군의 신뢰도가 떨어져 향후 국·도비 확보 시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오태완 군수는 자주재원이 부족한 지역 현실을 고려해 공모사업 선정에 사활을 걸고 있으며 군은 지난해 2년 연속 공모사업비 천억 원 이상 달성이라는 기록을 세우고 분야별로 전방위적 사업 추진에 매진하고 있다.
농업인에게는 ▲공동방제용 농자재 살포기 구입 지원 예산 3370만 원 ▲양정시설 개보수 지원 예산 9500만 원 ▲벼 공동육묘장 시설 현대화 예산 2억7500만 원 ▲지역특화품목 육성 예산 12억2400만 원 등은 시급한 농민 숙원사업으로 오랜 기간 요청했던 예산이다.
또한 양정시설 개보수 지원, 벼 공동육묘장 시설 현대화 사업, 가공공장신축 및 시설현대화 사업, 지역특화품목육성사업, 기계장비 구입 등 5개 농업 관련 사업은 도 공모사업에 선정돼 이미 사업자 선정까지 마친 상태라 이번 예산삭감으로 농업인들의 큰 피해가 예상된다.
이번 사상 초유의 전례 없는 예산안 삭감에 지역사회가 동요하고 있다. “갑질·막말 논란에 이어 이번에는 직무 유기냐”며 “각종 고소, 고발, 추문 등 바람 잘 날 없는 의회가 또 한 건 했다”는 등 원색적인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청년·농민단체와 이통장연합회 등의 사회단체는 강력히 반발하며 집단행동을 예고하고 있다.
오태완 군수는 “매우 절박했던 이번 추경예산의 삭감은 군의회가 지역 발전과 민생에는 관심 없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라며 “군민들을 위하고 군민을 대변하는 군의회 본연의 역할을 다하지 않는 것에 부끄러움을 느껴야 할 것"이라며 “이번 추경예산은 삭감됐지만, 600여 명의 공무원들은 군민들과의 긴밀한 소통으로 지역 경제를 챙기고 의령의 미래 준비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의령군은 다가오는 2차 추경에 이번에 삭감된 예산을 재편성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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