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호 전 마산지청장, '600km 국토 대종주' 화제...'평화통일·부산엑스포 유치' 염원 담아

지난달 28일~10월 9일...임진각~부산 을숙도 하구둑까지 12일간 대장정

임승제 승인 2023.10.11 11:16 | 최종 수정 2023.10.11 11:26 의견 0

지난 9일 오전 박용호 부산 고검 검사(57)가 우리 민족의 염원인 '평화통일'과 '2030부산엑스포 유치'를 기원하는 국토 대종주를 완주하고 종착지인 부산 을숙도 하구둑에서 환영 나온 지인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주소은 기자


[의령뉴스=주소은 기자] "우리 민족의 염원인 '평화통일'과 오는 '2030부산엑스포 유치'를 염원합니다"

박용호(57) 부산 고검 검사가 지난 9일 오전 12일간의 국토 대종주를 마치고 부산 을숙도 하구둑에 도착하며 밝힌 소감이다.

검찰 개혁을 두고 정치권은 물론 좌우로 둘로 나뉜 민심이 극명하게 대립되는 가운데 한 중간 간부급 검사가 우리 민족의 염원인 ‘평화통일'과 '2030부산엑스포 유치'를 기원하는 국토 대종주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검찰 중간 간부 인사에서 부산 고검 검사로 발령받은 박용호 검사는 지난달 28일 새벽 5시 판문점이 있는 임진각을 출발해 12일간의 혹독한 여정을 끝내고 지난 9일 오전 11시 종착지인 부산 을숙도에 도착했다. 홀로 600km를 도보로 완주했다.

그는 이번 종주에서 누군가로부터 도움을 받지 않았다. 지인들로부터 내려받은 지도 어플이 고작이다. 게다가 박 검사는 유년 시절 오른쪽 엄지발가락이 절반 이상 잘려 나가는 불의의 사고를 당해 장애를 가지고 있는 상태다.

박 검사는 이날 환영 나온 50여명의 밀양고등학교 선후배·동기생들로부터 축하의 꽃다발을 목에 걸은 채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9일 오전 박용호 부산 고검 검사(57)가 우리 민족의 염원인 '평화통일'과 '2030부산엑스포 유치'를 기원하는 국토 대종주를 완주하고 종착지인 부산 을숙도 하구둑에 도착해 화이팅하고 있다./사진=주소은 기자


그는 600km국토 대종주에 나선 취지에 대해 "내 인생에 있어 꼭 도전해보고 싶은 목표였다"면서 "그러던 차에 명예퇴직 신청이 수리되는 기간을 활용해 도전하게 됐다"고 짤막하게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무런 뜻이 없는 종주는 무의미하다고 생각돼 우리 민족의 염원인 '평화통일'과 '2030부산엑스포 유치'를 염원하는 큰 뜻을 세우고 과감히 실행에 옮겼다"고 덧붙였다.

지난 9일 오전 박용호 부산 고검 검사(57)가 우리 민족의 염원인 '평화통일'과 '2030부산엑스포 유치'를 기원하는 국토 대종주를 완주하고 종착지인 부산 을숙도 하구둑에 도착해 환영 나온 지인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사진=주소은 기자


박 검사는 종주 도중에 느낀 소회도 밝혔다. "먼저 욕심을 내려놔라는 말을 늘 듣고 살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사실 몰랐다“며 ”종주 출발 시점엔 이것저것 많은 것을 준비해 배낭에 구겨 넣었다. 하루 이틀이 지나자 무거운 짐임을 느끼고 하나둘씩 버렸더니 홀가분함의 행복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또 "'욕심을 지고 가면 행복을 느끼지도 찾지도 못하게 되는구나'라는 걸 깨우치는 순간, 온몸이 서늘하고 짜릿해지는 희열과 쾌감을 느꼈다. 57년 살면서 단 한번도 느끼지 못했던 환희 그 자체였다"고 했다.

이어 "성공한 사람은 누군가의 도움이 반드시 존재한다는 것이다. 12일 동안 길바닥만 보고 걸으면서 종주한 것도 지인이 깔아준 지도 어플(네비)이 없었다면 길 잃은 방랑자가 됐을 것“이라며 ”흙에 묻힌 보석도 채굴해 갈고 닦아 광을 내야 가치를 발한다. 사회생활도 마찬가지라는 걸 느꼈다"고 했다.

지난 9일 오전 박용호 부산 고검 검사(57)가 우리 민족의 염원인 '평화통일'과 '2030부산엑스포 유치'를 기원하는 국토 대종주를 완주하고 종착지인 부산 을숙도 하구둑에 도착해 환영 나온 지인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사진=주소은 기자


특히 그는 이번 국토 종주를 정계 진출을 위한 이벤트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박 검사는 "내년 총선 출마와 이번 국토 대종주는 연관 짓지 말고 검사생활 30년을 성찰하고 반성하는 순수한 저의 '마음 다스리기'로 봐주면 고맙겠다"고 했다.

이어 "주위에서 정계 진출을 강력히 권유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지만 아직 현직 검사 신분이라 언급할 수 없고 만약 기회가 주어진다면 우리 국민들의 행복을 위해서 600km 국토 대종주를 하는 마음으로 임할 각오는 돼있다"고 밝혔다.

지난 9일 오전 박용호 부산 고검 검사(57)가 우리 민족의 염원인 '평화통일'과 '2030부산엑스포 유치'를 기원하는 국토 대종주를 완주하고 종착지인 부산 을숙도 하구둑에 도착하며 두팔을 들어 올려 환영 나온 지인들에게 답례하고 있다./사진=주소은 기자


박 검사는 경남 밀양 출신이다. 이곳은 국민의힘 조해진 의원(밀양·의령·함안·창녕)의 지역구다. 조 의원이 지난 지방선거에서 공천 관련해 잡음이 일면서 입지가 예전 같지 않다. 이 때문에 지역 일각에서는 박 검사의 정계 진출설이 꾸준히 흘러나오고 있다.

박용호 부산 고검 검사(57)가 유년시절 불의의 사고로 절반이상 가량 잃은 오른쪽 엄지발가락 모습./사진=주소은 기자


한편 그는 검찰 내 특수통으로 알려진 강골 검사다. 특히 창원지검 특수부장 시절, 경남 지역 조직폭력배와 사이비 기자·부패 공직자로부터 악명 높은 검사라는 닉네임이 붙여지며 공포의 대상으로 불렸다.

당시 박 검사가 서울 중앙지검으로 발령받자 조폭 세계에선 “이젠 살았다"는 함성이 나왔다고 지금도 회자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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